[스포츠 과학] 흑인 선수의 점프는 왜 폭발적일까

순발력 높이는 근육 발달로 농구에 강해
백인·동양인은 수영 등 물속 경기에 유리

기사입력 2012.03.07 13:3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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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에서 가장 `핫`한 사람은 누구일까.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생애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배우 메릴 스트리프?
이 둘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번만큼은 주인공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할 것 같다. 지난 2월 혜성같이 나타나 미국프로농구(NBA)에 `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만계 미국인 출신 제러미 린(24ㆍ뉴욕 닉스)에게 말이다.
경기당 평균 14.4 득점, 5.8 어시스트를 올리며 NBA 유니폼 상의 판매량 1위를 기록 중인 린.
여기에 자신보다 키가 큰 흑인 선수들을 제치고 터뜨리는 덩크슛 역시 빠지지 않는다. 린에게 반한 미국인들이 린(Lin)과 광기(Insanity)를 합쳐 `린새니티(Linsanity)`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을 정도니 그의 인기를 짐작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이 린에 열광하는 이유는 2월 16일 뉴욕타임스에서 린에 관해 뽑은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제목은 `동양인도 점프를 할 수 있다(Asian men can jump).` `동양인은 NBA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렸으니 전 세계 농구팬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구는 흑인 선수들에게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경우 서전트점프(제자리 높이뛰기)가 110㎝에 달했고 키가 168㎝에 불과했던 스퍼드 웹의 경우 120㎝ 이상 뛰어오르며 1986년 NBA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일반 성인 남성의 서전트점프는 평균 30~40㎝. 흑인들에게만 이 같은 `특혜`가 허용된 이유는 높이 뛰기 위해서는 짧은 순간 발휘되는 스피드와 근력이 중요한데 흑인들의 근육은 이를 위해 최적화됐기 때문이다.
사람의 근육은 일반적으로 속근(速筋)과 지근(遲筋)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점프나 순간 스피드에 영향을 끼치는 근육은 속근이다. 속근의 특징은 수축력이 강해 근육의 수축이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속근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순발력이나 근력이 뛰어나다. 반면 지근은 근육의 수축력이 속근만큼 강하지는 않지만 근지구력이 뛰어나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운동을 해도 근육이 피로를 덜 느낀다는 이야기다.
흑인들이 NBA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일 수 있는 것도 속근이 백인이나 동양인에 비해 더욱 발달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연구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백인이나 동양인의 경우 지근과 속근의 비율이 5대5다. 반면 흑인의 경우 속근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흑인들은 탄력과 순발력을 위해 필요한 근육이 훨씬 발달했다. 탄력과 순발력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근육은 허벅지 앞쪽의 대퇴사두근과 뒤쪽에 위치한 햄스트링인데 흑인들은 이 두 근육이 훨씬 길고 강한 편이다. 100m 달리기와 같은 육상 단거리 종목에서 흑인들이 강세를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동양인이나 백인들이 좌절할 필요는 없다.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지근과 속근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빠른 스피드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얼핏 보면 수영 단거리와 육상 단거리는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흑인 선수들이 수영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또한 속근과 지근의 차이 때문이다.
속근이 빠른 순발력과 높은 탄력을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지방의 비율이 지근보다 낮기 때문이다. 근육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짧은 순간 힘을 집중하기에 유리하다. 문제는 근육의 무게가 지방보다 더 나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물 위에 떠있기 어렵다는 점이다. 물에 많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는 물의 저항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 나도 덩크슛!
꾸준한 반복훈련 통하면 점프력 높일 수 있어
청소년은 착지할 때 부상위험 높아 조심해야
농구공을 한 번이라도 잡아본 사람 가운데 `덩크 한 번만 해봤으면…`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큰 맘 먹고 뛰어올라봤지만 여전히 림이 멀게만 느껴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고 일찌감치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점프력 역시 근육을 사용하는 만큼 반복된 훈련으로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러미 린 역시 마찬가지다. 린의 화려한 실력은 피나는 훈련 덕분이다. 농구에 모든 것을 바친 이들이 모인 NBA에서도 린은 `훈련벌레`로 유명하다. 린은 하루에 적어도 6시간 이상을 개인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어떤 훈련을 해야 조금이라도 림에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훈련 방식은 선수마다 다르지만 오랜 시간 꾸준히 반복해서 훈련할 때 점프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서전트점프가 9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SK 나이츠의 김효범(29). 그 역시 키가 193㎝에 달하지만 처음에는 림에 손조차 닿지 않았다. 그는 점프 솔(발목에 차는 운동보조기구)을 차고 하루에 4시간 이상 운동을 하면서 점프력을 키워 나갔다. 이 같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덕분에 김효범은 2년 뒤 덩크를 처음으로 성공시키며 그동안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다만 과욕은 금물이다. 착지를 할 때 모든 충격이 발목과 무릎 등 하체에 집중되기 때문에 그만큼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근육이나 연골이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청소년의 경우 충격에 더욱 민감하기 때문에 훈련프로그램을 짤 때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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